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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편의점
편의점, 영어로 Convenience Store(CVS)는 고객 편의를 위해 연중 무휴로 영업하는 소규모 점포이다.
원래 24시간 영업이 당연한 곳으로 여겨졌지만 경기불황과 코로나19 여파로 야간영업을 중단한
점포들도 많이 보인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품목들은 식료품, 일용잡화, 안전상비의약품 등여러 종류이며
택배 대행 등 새로운 서비스들도 선보이고 있다.
서울역에 사는 사람들
서울역에 그 많은 노숙자들 중에 사연이 없는 사람이 있으랴.
처음부터 집이 없었을리 없고 가족이 없었을리 없을 것이다.
저마다 어떤 사정으로 집을 떠났거나 떠나야만 했을테고
각자의 사연들을 끌어안고 무리들 속에서 따로 또 같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그들을 보는 시선은 우선 무관심이다.
언제부턴가 역 주변이나 공원 벤치를 점령한 그들이 불편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안에 함께 있는 바위나 나무처럼 우리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갔다.
다들 나 살기도 바쁜 세상이니까.
불편하지만, 편안해지는 곳
독고씨는 서울역에 모여있는 흔한 노숙자 중의 한명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습득한 파우치를 편의점 사장인 주인에게 돌려주면서 두사람의 인연이 시작된다.
사장은 그에게 매일 도시락을 제공해 주기로 한다.
독고는 새 것을 주려고 해도 굳이 폐기대상인 도시락을 챙겨먹고 청소를 도와주는 성실함을 보이고
야간 알바가 그만두자 사장은 그를 고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다.
고등학교 역사교사로 퇴직한 그녀의 선구안을 믿은 결과이다. 사람이니 선구안은 아니고. 여튼.
편의점은 많은 사람들이 들고 나는 공간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도 서울역 노숙자들만큼이나 사연들이 줄줄이 꿰어질 것이다.
그곳에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손님으로 와서 끼니를 떼우며 셀프 위로를 안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혼밥, 혼술이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편의점에서 혼자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다.
대부분 그렇게 지나가는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그러나 노숙자 독고씨는 다르다.
자신의 과거도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외로운 사람들에게 곁을 준다.
곰같은 덩치에 어울리는 저음의 어눌한 말투와 행동으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지만
무뚝뚝한 듯 다가오는 그의 마음 씀씀이를 알게된 사람들은 차츰 그에게 마음을 연다.
함께 알바를 한 취준생 시현도, 오지게 말많고 의심많은 오여사도
무심히 알려준 독고씨의 작은 도움으로 새로운 삶의 실마리를 찾아 나간다.
혼술하는 손님인 의료기기 영업사원은 술을 끊고 다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얻게 되고
뾰족한 글감없이 방황하던 연극작가 손님에겐 독고씨 자신의 이야기로 모티브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주변을 돕기 위해 편의점을 이어가는 사장님의 배려 덕분에
술을 끊고 새로운 일자리도 얻게된 독고씨는 급기야 모든 기억을 회복한다.
그는 과거 돈 잘버는 성형의사였던 것이다.
그리고, 한때 포기하려고 했던 삶을 이어가기로 결심하고
코로나19로 힘든 대구에 자원봉사를 위해 내려가기로 한다.
그곳에 살고 있다는 아내와 딸도 만나게 될 것이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
재미있는 연속극 한편을 본 것처럼 후루룩 책장이 넘겨지는 소설이다.
최근 유행한 많은 판타지 소설들처럼 귀신이 나오거나 마녀가 나오는 류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시작했고 무더위에 마땅히 할 일이 떠오르지 않는, 편안히 쉬고 싶은 주말을 떼우고자 빌려온 책이다.
선입견은 책의 몇 장을 넘기며 사라져 버렸고,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한 나머지 토요일 오후 시간이 휘리릭 흘러갔다.
여전히 불편한 상황에서 편안하게, 마음 따듯해지는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전혀 불편하지 않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