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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이 책을 쓴 사람은 캠브리지 대학의 노교수 앨런 맥팔레인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손녀에게 혼란스러운 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한 도움이 말을 남긴 편지글이다. 자신이 더 늙거나 죽은 후에라도 이 책을 통해서 손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은 바람과 함께 할아버지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많은 문제들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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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손녀딸에게 전하는 할아버지의 지혜

      세상을 처음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엄청난 의문에 부딪히며 수많은 실수와 실패로 좌절하며 작은 성공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을 반복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하는 생각을 여러 번 반복한다.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 제목으로서가 아니라 정말 간절하게 왜 그땐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싶은 안타까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릴리처럼 인생을 살아가는데 피와 살이 될 보석 같은 말들을 남겨준 할아버지라도 계셨다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라고 살짝 조상 탓도 하면서 말이다. (우리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셔서 그럴 기회도 없으셨다.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인생에 대한 질문, 선배의 멘토링

      사실은 내가 이 책을 선택할 때는 할아버지가 사랑하는 손녀에게 남기는 삶의 지혜라는 의미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손녀를 너무도 예뻐하는 할아버지의 따듯한 사랑이 넘치는 편지들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을 쓴 앨런 맥팔레인 교수는 영국의 저명한 인류학자이자 역사학자이다. 세계를 누비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그가 손녀딸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 맥팔레인 교수님은 이 책의 내용은 결국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말한다. 첫 번째는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어떻게 시작됐고 본질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 두 가지에 대한 질문을 스물여덟 가지의 세부 질문으로 나누어 답하고 있다. 교수는 손녀가 세상의 판단에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간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에 근거하여 강의하듯이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해 준다..

       

      이 책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질문인 존재, 나는 누구일까?’를 깊이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교수는 손녀에게 조금 더 깊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길 당부한다. 절대적이고 당연한 가치들만 존재하는 곳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객관적인 눈으로 인생을 멋지게 설계하기 위해 자신과 자신이 사는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세계화의 강력한 물결 속에서 한 마을처럼 변해가는 세상 속을 살아가려면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세상을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즐기기를,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기를 당부한다.

       

      사랑과 결혼, 섹스, 우정 등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여러 문화의 예를 들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방향을 알려준다. 또한 할아버지로서 말하기 힘든 부분을 만나면 캠브리지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처럼 생각하라며 서로의 민망함을 없애기도 한다.  그리고 민주주의, 불평등, 굶주림 문제와 같은 문제에 대한 조언들은 이 책이 단순히 할아버지와 손녀딸 사이에서 전달되는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 질서와 그에 얽힌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

      사랑하는 손녀딸에게 한없는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영혼의 지혜가 담긴 책을 선물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엄청나고 놀라운 일이다. 그리고 이 책은 세상을 어느 정도 살아온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거나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깊이 공감한다. 교수님의 말처럼 세상의 많은 것들이 변화시킬 수 없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상상하고 창조한 문화적인 것이라는 사실에 기초하여 세상을 더 잘 해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도록 나를 바로 잡아야겠다. 우리는 어차피 혼자가 아니고 이 세상은 다함께 만들어 가는 곳이므로.

       

      가끔 내 아이에게 나의 부족한 지식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섣부른 충고의 말을 날릴 때가 있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고 반성하기도 한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았는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었는지, 일방적인 이해를 강요하지는 않았는지와 같은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지금까지 행해왔던 말과 행동들에 대해서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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