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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침없는 세계사 썬킴

    영어 선생님에서 역사 선생님이 된 썬킴쌤

    내가 기억하는 썬킴쌤은 EBS에서 잉글리시 고고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말 많고 끼 많은 영어 선생님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세계사를 전파하는 역사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사실 그의 이력에 대해서 잘 모른다. 전공이 영어인지 역사인지에 대해서도 별로 관심이 없었고 개그맨처럼 재미있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기억만 있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부턴가 라디오에서 역사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더니 유튜브에서 역사채널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까지도 갑자기 역사쌤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역사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미국 유학시절 멕시코 아즈텍 문명 유적 답사를 시작으로 인도, 스리랑카, 부탄, 티베트, 라오스 등 오지 답사 여행을 했고 특히 중국사에 관심이 많아 중국 동북3, 압록강, 두만강변에서부터 남부의 윈난성 차마고도까지 전 중국 대륙을 답사했다고 한다. ‘역사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역사 현장에 가서 보고 배우는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그의 역사에 대한 소신과 열정에 내심 놀랐다. 보통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뭔가에 집중하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저자 썬킴쌤에게서도 그런 기운이 넘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이야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여행에서 만나는 어느 곳에 가면 역사적 배경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학교에서 책으로 배운 세계사는 너무 지루한 시간적 흐름의 나열에 불과했다. 차라리 사건 중심으로 연결된 배경을 설명해주고 관련되는 장소, 유적, 문화예술 등으로 이어지는 식의 구성으로 역사를 설명해준다면, 마인드맵에서 보듯이 연관되는 단어들이 줄줄이 기억날 수 있도록 정리한다면 더 재미있게 역사를 공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썬킴의 세계사 이야기는 색다르다. 그의 책에 쓰여진 프롤로그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내 호기심은 우리가 단편적으로 암기해왔던 역사적 사건들의 연결고리를 찾는 쪽으로 흘렀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상관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타이타닉호 침몰이 미국의 1차 대전 참전을 이끌었고 또 1차 대전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3·1운동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 다시 3·1운동이 중국 5·4운동에 영향을 주어 공산당의 창당을 이끌게 되었다는 것까지 역사의 나비효과를 발견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책의 서문으로 쓰인 이 글을 보면서 내가 보고 싶어 했던 역사 이야기가 여기에 있구나 싶어 너무나 반가웠다. 

    전쟁으로 읽는 역사 이야기

    이 책은 전쟁을 중심으로 한 역사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인류 최초의 대량 살육전이 된 1차 대전을 다룬 장에서는 독일이 왜 괴물이 되었는지, 독일 역사에서 비스마르크라는 인물의 비중과 역할, 1차 대전과 관련된 다양한 국가들의 이야기까지 연결고리를 설명하며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어진 2차대전을 이야기하는 장에서는 히틀러의 등장이 된 시대적 배경을 시작으로 전쟁에서의 국제관계, 영화에 등장한 전쟁이야기 등 다양한 2차대전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태평양전쟁에서는 일본이 미국에 맞짱 뜨다가 결국 인류 최초로 원자폭탄을 맞은 슬픈 역사, 아편전쟁에서 국공내전까지 중국 근대사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잘 정리해주고 있다. 각 장별로 주요 사건을 다루면서 당시의 시대상과 문화, 인물 비화까지 줄줄이 이어지는 이 책은 한번 손에 들면 도중에 중단하기가 힘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힌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과거를 알고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도 이러한 방법으로 역사를 가르친다면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정통 역사학자들이 이 책에 적힌 내용들을 다르게 해석하거나 오류를 지적할 수 있기에 재미로 읽히는 책으로 머물겠지만 역사 교육의 방식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 썬킴쌤과 함께한 재미난 역사 이야기였다. 즐거운 책읽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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