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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살아간다는 것

    '쳇바퀴 도는 인생'이라는 표현에 꼭 들어맞는 오래된 영화가 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된 사랑의 블랙홀.”이다. 기상 캐스터인 주인공은 매년 같은 행사가 열리는 같은 장소로 취재를 나가 관심도 없는 취재를 대충 마치고 돌아가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기상예보에도 없던 폭설이 쏟아져 발이 묶인다. 다음 날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생각 만해도 끔찍한 일일 것 같지만 한편으론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으로 그르친 일을 다시 노력하여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 싶어 잠깐의 희망적인 면을 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되고 여전히 남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 시간을 돌보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그러나 영원히 젊을 것처럼 살아왔고 때론 나이듦을 부정하고 싶었고 여전히 무언가를 하고 있기에 50대 이후 일하는 중년들 중에 남은 삶에 대해 제대로 준비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나이듦에 대한 새로운 태도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나이 들면서 삶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나이듦에 관한 가장 솔직하고도 희망찬 삶의 철학이라고 소개된 그의 책에서 남은 삶의 방향을 설정해보자.

     

    저자는, 이 책은 자서전이자 선언문으로서 인생의 기나긴 시간이라는 한가지 문제만을 다루고 있으며, 50세 이후 젊지도 늙지도 않은, 아직은 욕구가 들끓는 이 중간시기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 들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해 포기, 자리, 루틴, 시간, 욕망, 사랑, 기회, 한계, 죽음, 영원이라는 10가지 주제로 말한다.

     

    우리는 자신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되면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일이 많아진다. 특히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에 대한 새로운 시도는 언감생심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자식들을 키우면서 더더욱 그들이 뭔가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 생각하고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을 사치라 생각하는 부모들도 많이 있다. 그러다 자식들이 성장하여 더이상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기가 오면 그 시간들을 어떻게 채워 나가야 할지 막막한 어른들이 많다. 그리고 늙었으니 이제 조용히 죽을 날을 기다리는 삶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10가지 주제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한다.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고 말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은 지금 멈출 수도, 또 생각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으므로 당장 죽을 듯이, 절대 죽지 않을 듯이 시간을 움직여야 한다고. 그러므로 어떠한 향락이나 호기심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면서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여행하고 세상의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라고 강조해서 말한다. 또한 나이가 들면 연속성이 새로움을 이긴다. 루틴은 우리를 바로 세우는 뼈대다. 끊임없이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하는 욕망의 끈을 놓지 말고 헛된 희망보다 원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되 늘 최악에 대비하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성공한 삶보다 자아를 실현하는 삶을 살라고 충고한다.

     

    삶을 사랑하며 마지막까지 제대로 살기

    우리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은 2020년 기준 83.5(80.3, 85.5)세이다. 60세에 경제활동을 그만두게 된다면 최소 20년 이상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해서 우리 삶을 정리해야 된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20년을 위해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또한 그 시간에 대비해야만 한다. 너무나 평범한 진리이지만 누구도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제시한 책이다. 남은 날이 불안한 50대에게 삶의 참고서처럼 든든하게 와닿는다. 아직 오지 않은 날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떨치고 삶을 사랑하며 마지막날까지 제대로 살고 싶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는 아래와 같이 마무리 된다.

    매일아침, 받은 바에 감사하면서 입 밖으로 소리내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자.

    당연히 받았어야 했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터무니없는 은총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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