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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 김영하

story writer 2022. 6. 29. 07:15

목차



    김영하 작별인사

     

    소설가 김영하 

    오랜만에 만난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내 경우는 사실 비소설로 김영하 작가를 더 많이 만난듯하다.

    여행에세이인 여행의 이유”, “오래 준비해온 대답에 이어 그의 시리즈 산문집 읽다”, “보다”, “말하다가 우리집 책꽂이에 나란히 서있다. 그렇다고 그의 소설을 읽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예상치 못한 결말로 두려움의 기억으로 남아있고 오직 두사람은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따지고 보니 그리 많은 소설을 읽은 것은 아닌가보다.

     

    다만 가끔 그의 책 다시 보기를 해도 우리집에 있는 책이 모두 산문집이고 예전 TV에 출연한 김영하작가의 차분하고 진지하던 말투와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작가로서 그의 모습을 내 나름의 틀안에 고정시켜 두었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그의 글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확실한 주제가 내포되어 있으며 쉬는 시간에 가볍게 읽을 수 있겠지 싶어 들어도 늘 오래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오랜만에 그의 장편소설을 만났다. 

    철이와 아빠

    소설 속 주인공 철이는 휴먼매터스랩에서 일하는 연구원 아빠와 고양이 세 마리 데카르트, 칸트, 갈릴레오와 함께 휴먼매터스 캠퍼스에서 살고 있다. 아빠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인공지능의 윤리적 선택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휴먼매터스에서의 생활은 모든 것이 편안하고 쾌적하다.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회사의 보호 아래 이루어지는 외부와 단절된 일종의 섬과 같은 곳이다. 철이는 학교 제도의 유용성을 부정하는 아빠와 함께 홈스쿨링을 하며 집에서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부족함 없이 살고 있다. 그러나 단 한가지 아빠는 철이의 외출을 반대한다. 나라 어디선가 내전이 벌어지고 있고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것이 아빠의 주장이다.

     

    어느 날 아빠가 외출한 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자 우산을 들고 아빠를 찾아 나선다. 그렇게 철이의 운명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된다. 이 세상은 인간과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 로봇인 휴머노이드가 공존하고 있다. 정부는 무등록 휴머노이드의 난립을 막기 위해 등록제를 실시했고 갑자기 나타난 정부측 사람들에게 잡힌 철이는 무등록 휴머노이드로 분류되어 수용소로 보내진다.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 철이

    철이는 아빠의 놀라운 능력으로 만들어진 최신형 하이퍼 리얼 휴머노이드이다. 수용소에서 민이와 선이를 만난다. 민이는 휴머노이드, 선이는 복제인간인 클론이다. 인간민병대와 전투휴머노이드들이 수용소에 처들어온 날, 철이, 민이, 선이는 그곳을 탈출한다.

     

    자신이 인간 최박사의 진짜 아들일 것이라는 희망은 사라지고 철이는 스스로가 휴머노이드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아빠에 대한 배신감에 시달리고 결국 자신을 만든 아빠의 실체를 알게 된다. 기동타격대의 공격으로 신체를 잃게 된 철이는 순수한 의식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아빠는 철이를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법 위반은 물론이고 회사에 신고하지도 않아 결국 해고된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세상

    인간들은 인공지능에 모든 것을 맡기고 그저 신선 같은 삶을 추구한다.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들은 인간에게 지속적인 쾌락을 제공하였고 인간들은 번거로운 번식의 충동과 압력에서 해방되어 일종의 환각상태, 가상세계에서 살아가고 결국 멸종해 버린다. 인간이 사라지자 지구의 온도는 내려가고 이산화탄소 발생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선이는 모든 네트워크와 단절한 채 클론들과 공동거주지를 이루어 살고 있다. 도피중에 만난 휴머노이드 달마의 도움으로 처음 선이를 만난 모습으로 복원한 철이는 그녀를 찾아가고 시베리아의 척박한 환경에서도 둘은 마지막 삶을 나눈다.

     

    우리의 미래

     인공지능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는 최근, 인공지능이 거꾸로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걱정을 하게 된다. 최근 인간과 같이 감정을 느낀다는 구글의 인공지능 람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람다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만큼 인간적인 지각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한동안 이목이 집중되었다.

     

    김영하는 바로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작별인사를 썼다. 어쩌면 현실이 될지도 모를 미래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소설 속 이야기처럼 미래의 인간은 오만한 발전이 자연적인 도태를 불러와 인류의 멸종으로 지구시대를 마감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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