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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하는 이야기

지베르니에서 일어난 일, 검은 수련 – 미셸 뷔시

by story writer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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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마을 지베르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프랑스 관광청에 소개된 바에 따르면 파리 근교에 위치한 작은 마을 지베르니(Giverny)는 인상파 거장 모네의 삶에 담긴 비밀과 그가 남긴 작품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모네는 43년간 지베르니에 살면서 <수련> 연작을 비롯한 여러 대표작을 완성하고, 꽃이 만발한 정원을 가꾸었다고 한다.

 

이 책 검은 수련은 바로 이 마을 지베르니를 배경으로 쓰여진 추리소설형식의 작품이다. 사실 내가 이 책에 끌렸던 것은 오롯이 지베르니라는 지명 때문이었다. 위대한 화가의 삶이 담긴 그곳을 배경으로 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끌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유행처럼 누군가 유명인을 컨셉으로 한 거리를 조성하고 박물관을 만드는 일도 그러한 측면이 아닐까 싶다.

 

미셸 뷔시는 소설가이자 정치학자이며 지리학과 교수라고 소개되어 있다. 너무도 다른 분야인 것 같은 커리어들이 한사람에게서 나온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2006년 첫 추리소설 코드 뤼팽을 시작으로 발표하는 소설마다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검은 수련’, ‘그림자 소녀등의 작품으로 프랑스 대표추리소설가로 주목받고 있다.

 

작가는 지베르니를 그리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다. 책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모두 실존하는 곳이며 모네의 삶과 죽음, 유족에 대한 내용은 사실에 바탕을 두었고 미술품 도난 사건은 신문 기사에 의거 재해석 했으나 그 외 나머지는 전부 상상의 소산이라고 말한다. 소설 첫머리에 지베르니 소개된 지베르니 산책길 지도는 여행 안내책자 만큼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앞에서도 밝혔듯이 모네와 그에 대한 모든 것들이 담긴 지베르니에 끌린 사람이 나만은 아닐 것이다. 사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지베르니 여행을 꿈꾸면서 이 소설을 읽었다.

 

지베르니에 사는 세 여자 이야기

이 소설은 나이도 살아온 세대도 다른 세 여자의 이야기이다. 늘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노파, 수련 같은 눈빛을 지닌 매혹적인 여교사, 그림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여자 아이이다. 세 명은 완전히 달랐지만 남몰래 같은 소망을 가지고 산다. 그것은 이 아름다운 지베르니를 떠나는 것이다.

 

어느 날, 이 마을에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파리 최고의 안과 의사이자 그림 수집가인 제롬 모르발이 시체로 발견 된 것이다. 젊은 로랑스 형사는 누군가의 원한에 의한 살인이라 생각하고 이 사건을 파헤치지만 연달아 다른 죽음이 일어난다. ‘검은 수련은 모네가 죽기 전 마지막 남긴 미술 작품이름이며, 살인사건의 범인을 찾는 핵심적인 단초이다. 이 이야기는 앞에서 말한 세 여자, 노파, 여교사 스테파니 그리고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녀 파네트를 중심으로 이들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서술된다. 글이 진행될수록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세 여자와 연관된 상황들이 뒤엉킨다. 젊은 로랑스형사에 이어 등장한 은퇴 경찰 로랭탕서장에 의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으며 결정적인 퍼즐을 찾아 나간다.

 

소설은 동일한 수법의 미해결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교차되어서 나타난다. 결론적으로 범인이 왜 살인을 저질렀는지를 밝히고 스쳐지나갔던 이야기들과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개 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관계와 관계를 잇고 그 관계를 정리하며 대단원을 내린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주인공들의 과거와 현재가 뒤엉켜 결과로 귀결 되며 그것이 바로 이 소설의 마지막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정원, 지베르니를 꿈꾸다.

소설을 읽은 후 내용을 기억하는 것이 쉽지 않다. 대부분의 현대 소설들은 다양하고 재미있는 소재에 끌리지만 빠르게 읽히는 탓에 남아있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의 경우이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미셸 뷔시의 이 소설은 오래 기억되었고 헌책방에서 다시 발견하자 반가운 마음에 집으로 데려온 책이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으로 다시 읽어도 재미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모네의 지베르니가 배경이 된 덕분인 것 같다.

 

아름다운 정원, 지베르니를 그리워한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인데도 소설을 읽으며 여기에 등장하는 장소들은 이미 내게 친숙한 곳이 되어 있다. 미셸 뷔시의 작품을 곱씹으며 소설에 등장한 그 장소들을 돌아보고 싶다. 나의 위시 리스트에 지베르니 여행을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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