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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살아있다는 사실

    힘들다고 느낄 때 가끔은 삶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늘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내가 못다 한 많은 것들을 떠올린다.

    그렇게 그 순간을 넘기고 다음날을 맞으면 또 아무일 없었던 듯 살아진다.

     

    간혹 뉴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자살 소식에 놀랄 때가 있다.

    물론 주로 유명인의 이야기들인 경우가 많지만

    그들 삶에서 어떤 부분이 스스로를 놓아버리도록 만든걸까 싶은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베드포드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 노라의 삶도 그러하다.

    주변의 모든 여건이 그녀를 궁지로 몰아 넣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만들고자 했던 아버지의 기대에도 노라는 수영을 포기한다. 

    함께 밴드를 결성했던 오빠는 노라가 중도에 포기하자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배드포드의 유일한 악기사에서 일하지만 경기가 나빠져 운영이 어려워지자 사장은 그녀를 해고한다.

    그리고 사랑하던 고양이가 길에서 죽는다.

    고양이에게 조차도 좋은 주인이 되지 못한 자신을 질책하며 결국 약을 털어넣는다.

    결국 힘든 시간을 버티던 그녀는 스스로 죽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자정의 도서관

    자정의 도서관은 삶과 죽음의 중간계이다.

    노라가 살면서 가장 좋았던 곳인 도서관에서 그녀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엘름부인과 재회한다.

    엘름부인은 도서관의 사서로, 어린시절 노라와 도서관에서 체스를 두기도 했고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을 함께 듣고 그녀를 위로해 준 사람이기도 하다.

     

    이 도서관은 오롯이 노라에 의해 만들어진 곳이다.

    그녀는 이곳에서 그녀가 살면서 남긴 후회가 기록된 책을 본다.

    그리고 원하는 삶을 다시 살아볼 기회를 얻는다.

     

    결혼할 뻔했던 댄과의 결혼 생활,

    단짝 친구 이지와 함께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기로 했던 약속을 지킨 삶,

    아버지의 뜻대로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된 노라,

    오빠의 뜻에 맞춰 밴드로서 성공한 그녀의 삶,

    엘름부인이 알려준 빙하전문가로서 북극에서의 생활...

    그리고 애쉬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삶을 붙잡고 싶었지만...

    그렇게 많은 삶들을 반복해 보지만 결국 그녀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온다.

     

    결국 그녀는 무너지는 도서관에서 다시 살기로 마음먹었다.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빈책에 

    "나는 살아있다" 라고 쓴다.

     

    살기로 결심한 순간

    삼킨 약을 토하며 깨어난 그녀는 다시 시작한다.

    비록 부모님은 돌아가셨지만 

    오빠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고

    주변의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으며

    여전히 삶은 살만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삶은 끝까지 살아야만 알 수 있다.

    이 소설의 작가 매트 헤이그는 20대초반 시절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자살을 하려했다.

    그러나 주변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나 작가가 되었고 많은 작품들이 주목 받고 있다.

    그의 경험이 토대가 되어 이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다.

     

    노라는 죽기위해 약을 먹었지만 자정의 도서관에서 살아갈 힘을 얻고 다시 시작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중간계가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성급한 선택을 하기 전에

    이 책에서 제시하는 이야기처럼 

    내 삶에서 수정하고 싶은 것들, 새롭게 이루고 싶은 것들을 찾아낸다면

    "죽고싶다" 보다 "살아야 한다"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소중하다. 

    그래서 지금의 삶이 중요하다.

    비록 지금의 삶이 잘못 들어선 길이라 생각되더라도

    우리는 다시 새로운 길을 찾아낼 수 있으리라.

    엘름여사가 아니라 노라 스스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찾아낸 것처럼...

    우리도 스스로를 위해 좀 더 시간을 갖고 돌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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