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로 나서다. 몇 년 전 TV에 ‘스페인 하숙’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다. 영화배우 유해진, 차승원, 배정남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순례자들을 위한 숙박시설인 알베르게를 운영하며 일어난 일들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언젠가부터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된 산티아고 순례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되고 있다. 실은 여행이라기보다 삶에 지친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떠나는 고행의 길임에도 막연히 TV에서 보여지는 길의 아름다움과 고상한 무언가가 막연한 로망이 되어 종교적인 의미와도 상관없이 한 번은 꼭 가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에 많이들 올리곤 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김진세 작가는 정신과의사이다. 자신에게 찾아온 슬럼프를 이겨내기 위해 상담실을..
나는 빵을 좋아한다. 건강한 식사빵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마카롱 같은 달콤한 디저트류도 물론 좋아한다. 예전에 어떤 계기로 제빵을 잠시 배웠다. 초보수준의 베이킹과정에서 스콘, 머핀 같은 쉬운 빵부터 당근케이크, 바나나케이크 등을 만들어 본 정도이다. 그때의 기억으로 아이는 빵 만드는 엄마를 기억하고 있지만 직장으로 복귀한 후 완전히 멀어져 버렸다. 그나마 맛있는 동네 빵집을 찾아 바게트, 잉글리시 머핀, 식빵 등을 사와서 먹는다. 빵을 만들던 그 시절의 여유를 그리워하면서. 작가이야기 작가는 딸의 생일 선물로 주려고 쓴 세계사 책으로 '창비 청소년 도서상' 공모에 응모하여 대상을 받게 되면서 세계사 작가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도 그가 쓴 여러 권의 세계사 책 중에 하나이다. 요즘은 세계사도..
책 수선가가 되다. 어린 시절에 정말 좋아했던 책, 그리운 누군가와의 추억이 서린 책,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받거나 물려받은 책. 그런 책들은 몇 번을 이사 다니면서도 절대 못버린다. 그러다 망가지거나 헤지면 책장이나 소중한 추억의 물건을 모아두는 박스안에 고이 모셔두고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망가진 책을 수선하는 가게가 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다루던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저자가 2014년부터 책 수선을 배워 지금은 책 수선 전문가가 되었고 그 일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을 읽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수선해서 오래 간직하고 싶은 책이 한권씩 떠올랐으면, 어린아이들이 책 수선가가 되는 꿈을 가지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저자는 책을 수선하는 일은 단..
살아간다는 것 '쳇바퀴 도는 인생'이라는 표현에 꼭 들어맞는 오래된 영화가 있다. 이 책에서도 언급된 “사랑의 블랙홀.”이다. 기상 캐스터인 주인공은 매년 같은 행사가 열리는 같은 장소로 취재를 나가 관심도 없는 취재를 대충 마치고 돌아가려 한다. 그런데 갑자기 기상예보에도 없던 폭설이 쏟아져 발이 묶인다. 다음 날부터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생각 만해도 끔찍한 일일 것 같지만 한편으론 잘못된 판단이나 행동으로 그르친 일을 다시 노력하여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 싶어 잠깐의 희망적인 면을 본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살아온 삶을 돌아보게 되고 여전히 남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 시간을 돌보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