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4 맨발의 추억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작가가 쓴 "이어령 선생의 마지막 수업"을 읽었다. 문득 공감가는 한 장면에서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되새겼다. 물론 이어령 선생과 나의 나이 간격은 크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 살게 된 것도 그리 오래된 역사가 아니므로 어린시절 비슷한 기억이 있다. 선생이 주로 밤에 꾸는 꿈 세가지에 대해 말한다. 6,25 전쟁이 나서 도망가는 꿈, 신발 잃어버린 꿈 그리고 높은 마루에서 추락하는 꿈이다. 세 가지 트라우마를 겪었으며, 그중 신발 잃어버리는 꿈을 반복해서 꾼다고 했다.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교실에서 늦게까지 있다가 나와보니 교실 밖 신발장에 있어야할 신발이 사라지고 없었다 낡아빠진 짝짝이의 끊어진 신발 하나랑 너덜너덜한 신발 하나가 남아 있었다. 어린 아이가 맨발로 가는 것이 뭐.. 2023. 4. 24. 본영당서점, 그 시절 오래전 사랑니를 빼고 생긴 구멍이 메꾸어지지 않으면서 바로 옆에 서 있는 어금니에도 문제가 생겼다. 지지대가 없어진 어금니가 그나마 오랜 시간 버텨 주었지만 이제 더이상 견딜 재간이 없게 되었다. 그 어금니 치료를 위해 한일극장 건물에 있는 치과를 다니게 있었다. 1년 넘게 관찰을 해오던, 세심한 원장님은 결국 '발치'를 결정하였고 한가한 토요일 오전, 오랜 세월을 함께한 어금니와 이별을 했다. 그날, 창밖은 흐렸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날씨였다. 치과의 치료실에서 마주한 통유리로 원도심의 대구가 내려다 보인다. 더 멀리 스카이라인은 높은 아파트들로 둘러쌓였지만 원도심 자리는 좁고 바르지 못한 골목을 끼고, 오래된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 차있다. 어떤 건물들은 이미 사람이 떠난듯 허물어지기도 했지만.. 2023. 4. 16. 와인보다 스토리 - 신인식 내게 너무 먼 와인 나는 와인을 모른다. 물론 와인은 내게 더 취약한 주종이다. 쉽게 취기가 오르고 얼굴이 붉어진다. 내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술이 와인이다. 그래서 나는 와인을 알고 싶다. 스토리로 엮은 와인 이야기 책표지가 진한 레드와인색이다. 와인을 소개하는 책을 보며 와인 공부를 하려고 둘러보다 이 책을 발견했다. 와인 초보자, 와인 매니저, 와인 애호가인 세 명의 주인공이 차례로 등장하며 그들의 일상과 엮은 와인 이야기들로 꾸며져 있다. 자연스럽게 와인에 대해 다양한 상식을 키워준다. 대부분 와인 책들이 와인 만드는 방법, 포도품종, 구세계, 신세계 와인리스트 식으로 이루어져 소물리에 시험 준비를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알아두어야 하는 상식일테지만 나같은 완전 초보에겐 오히려 와인.. 2023. 3. 1. 유럽도시기행 - 유시민 가슴설레는 마법 '여행' '여행'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마법의 단어다. 지난 3년여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행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단지 코로나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여행을 위한 시간도 비용도 늘 부담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여행을 기록한 책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 유시민작가의 유럽도시기행 시리즈 코로나 전과 후에 나온 유시민 작가의 유럽도시기행 시리즈도 여행욕구를 채워주는 적절한 도구이다. 3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코로나때문) 두권의 책이 출판되었고 이번에 한꺼번에 몰아서 읽었다. 여행은 도시를 보기 위해서 가는 것이고, 그 도시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여정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구촌 어느 한 구석이라도 사람이 닿.. 2023. 2. 24.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