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역사는 일본제국과의 악연으로 시작된 근대에서 여전히 풀지 못한 양 국간의 숙제가 남아있는 현대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역사를 이어온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많은 애국지사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도 그중의 한 분이다. 유럽 무대에서 외교로 조선 독립을 알리다. 독립운동에 관한 역사,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서영해 선생을 만났다.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고 알게 된 정상천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그분의 작품을 찾아보다가 만나게 된 책이다. 정상천 작가도 파리에서 공부하여 프랑스어로 된 책들을 번역하기도 한 터라 파리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서영해선생에 대해 각별한 애정이 있었을 것 같다. 사실 처음엔 소설..

존 디디온, 그녀에게 푸른 밤은.. 하지를 전후한 몇 주간에 걸쳐 해질녘 어스름이 길고 푸르러지는 시기.. 뉴욕에서 살았던 그녀가 보고 느낀 그 시간이다. 그녀는 "이책의 제목을 푸른밤이라 지은 것은 쓰기 시작했을 당시 내마음이 갈수록 질병, 약속의 종말, 남은 날들의 감소, 쇠락의 불가피성, 빛의 소멸을 향해 다가가고 있음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라고 쓰고 있다. * 존 디디온과 그녀의 남편인 존 그레고리 딘은 1960년대부터 소설처럼 읽히는 저널리즘 "뉴 저널리즘"의 기수로 한시대를 풍미한 작가이다. 퀸타나에게 받친 책 그녀는 사고로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퀸타나는 그녀가 키운 딸이다. 비록 생물학적 부모는 아니었지만 딸을 아끼며 애지중지 돌보았고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말한다...

이 책은 한 개인의 역사 인식을 기반으로 전쟁의 역사와 죄의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루어낸 기록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자신의 가족과 관련 된 이야기에 대해 인물, 장소 등 각종 단서들을 연결고리로 하여 설명글과 함께 사진, 그림 등을 배치하여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목차 독일, 전쟁의 아픈 역사 히틀러가 일으킨 세계 전쟁과 그 이후 베를린 장벽에 가로 막혀 분단의 시기를 겪고 급기야 통일을 이루어낸 독일은 일본과의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와 이후 냉전시대에 분단되어 여전히 휴전선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모범적으로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통일을 이룩한 부러운 나라이다. 독일인 작가 노라 크루즈 이 책을 쓴 작가는 1977년생으로 어쩌면 전쟁과는 전혀 무관하게 살아가도 되는..

살아있다는 사실 힘들다고 느낄 때 가끔은 삶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늘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내가 못다 한 많은 것들을 떠올린다. 그렇게 그 순간을 넘기고 다음날을 맞으면 또 아무일 없었던 듯 살아진다. 간혹 뉴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자살 소식에 놀랄 때가 있다. 물론 주로 유명인의 이야기들인 경우가 많지만 그들 삶에서 어떤 부분이 스스로를 놓아버리도록 만든걸까 싶은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베드포드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 노라의 삶도 그러하다. 주변의 모든 여건이 그녀를 궁지로 몰아 넣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만들고자 했던 아버지의 기대에도 노라는 수영을 포기한다. 함께 밴드를 결성했던 오빠는 노라가 중도에 포기하자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배드포드의 유일한 악기사에서 일하..

에세이 같은 소설 휴남동 서점의 처음 몇페이지를 읽었을 때 책 표지를 다시 확인해 볼 만큼 갸웃했다.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편안한 일상의 이야기를 적은 에세이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역시나 작가도 좋은 글을 쓰는 에세이스트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었고 뭐라도 써야겠기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던 내게 친구가 권해준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시작이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지리하게 서점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잠시 그만 읽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시작한 책을 포기하기 싫었고 먼저 읽은 친구의 추천이 있었기에 끝까지 읽어냈다. 잘 한 것 같다. 휴남동에 서점 작가는 쉴 休라는 글자가 서점 이름에 꼭 들어가야된다고 생각했단다. '쉼'..

파울로 코엘뇨 브라질의 중산층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아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마찰은 계속되었다. 이런 문제로 그의 청소년기는 분노의 연속이었고, 결국 우울증으로 세 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코엘뇨는 아마도 자신 경험 덕분에 이 소설의 주요 배경인 빌레트(정신병원)에 대해, 그리고 거기에 있는 환자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쓸 수 있지 않았을까싶다. 베로니카 자살을 감행하다. 자신의 삶에 대해 더 이상의 기대도 희망도 없다고 느낀 20대 여성 베로니카는 자살을 계획한다. 그녀의 의도는 명확했다. 첫 번째, 이십대인 그녀에게 삶은 모든 것이 너무 뻔했다. 젊음이가고 노쇠하고 얻을 건 없으면서 고통의 위험만 커질 것이다. 두 번째, 세상은 너무 뻔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