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러브 앤 젤라토 어느새 바람이 가볍고 청량하다. 하늘도 조금씩 높아져가고 8월이 며칠 남지 않은 것을 보니 가을이 오려나보다. 올 가을엔 여행을 떠나야지. 그런 생각들과 함께 마주친 영화이다. 주인공 리나는 돌아가신 엄마의 마지막 소원에 따라 로마로 여행을 떠난다. 오직 혼자 떠나는 여행을 제안했던 엄마의 뜻대로 절친도 떼어놓고 로마행 비행기를 탄다. 리나의 엄마는 자신이 했던 것처럼 대학 입학전에 딸이 로마에 머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기를 원했다. 사랑은 젤라토 처럼 리나는 엄마의 친구인 프란체스카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또한 프란체스카의 사촌이자 엄마의 친구이기도 한 하워드를 만난다. 프란체스카는 리나의 엄마가 남긴 일기장을 그녀에게 전해준다. 일기장에 쓰여진 엄마의 로마 생활을 ..
살아있다는 사실 힘들다고 느낄 때 가끔은 삶을 포기하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하지만 늘 소중한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내가 못다 한 많은 것들을 떠올린다. 그렇게 그 순간을 넘기고 다음날을 맞으면 또 아무일 없었던 듯 살아진다. 간혹 뉴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자살 소식에 놀랄 때가 있다. 물론 주로 유명인의 이야기들인 경우가 많지만 그들 삶에서 어떤 부분이 스스로를 놓아버리도록 만든걸까 싶은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베드포드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주인공 노라의 삶도 그러하다. 주변의 모든 여건이 그녀를 궁지로 몰아 넣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만들고자 했던 아버지의 기대에도 노라는 수영을 포기한다. 함께 밴드를 결성했던 오빠는 노라가 중도에 포기하자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배드포드의 유일한 악기사에서 일하..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의 새 소설 조남주 작가에 대해서는 아는 바는 거의 없다. 82년생 김지영을 읽으며 차분한 어조의 그의 글에 많이 공감했고 이후 만들어진 영화를 보며 다시 한 번 김지영을 떠올린 정도였을 뿐 작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거나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의 띠지에 "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작가의 신작 소설이라고 소개된 부분을 보며 낯설지 않은 느낌으로 서영동 이야기를 만났다. 이 소설은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된 집값 문제와 그중에서도 아파트로 대변되는 우리 주거문화와 생활에 대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서사사(서영동 사는 사람들)"라는 서영동 지역 네이버카페에서 봄날아빠라는 아이디의 누군가가 올린 글과 함께 아파트와 부동산 이야기로..
에세이 같은 소설 휴남동 서점의 처음 몇페이지를 읽었을 때 책 표지를 다시 확인해 볼 만큼 갸웃했다. 소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편안한 일상의 이야기를 적은 에세이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에. 역시나 작가도 좋은 글을 쓰는 에세이스트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었고 뭐라도 써야겠기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볍게 읽을거리를 찾던 내게 친구가 권해준 이 소설은 그런 면에서 시작이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지리하게 서점 이야기들을 늘어놓는 것일까 생각하면서 잠시 그만 읽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시작한 책을 포기하기 싫었고 먼저 읽은 친구의 추천이 있었기에 끝까지 읽어냈다. 잘 한 것 같다. 휴남동에 서점 작가는 쉴 休라는 글자가 서점 이름에 꼭 들어가야된다고 생각했단다. '쉼'..